자주 비행기를 타고 공항을 이용하다 보면 저번 포스팅에서 알아보았던 레이오버와 스탑오버를 이용해 효율적인 여행을 하게 됩니다. 합리적인 비용으로 스탑오버나 레이오버 하는 항공권을 구매해서 경유도시를 맘껏 여행했는데 아직도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았고 더 여행을 하기에는 이제 몸이 피곤해서 움직이고 싶지 않은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인천공항에서 늦은 시간에 출발하는 항공기를 기다리는 경우나, 인천에서 경유를 하는 경우에 많은 사람들이 구석진 의자나 비행기를 대기하는 의자 등에서 불편하게 몸을 기댄 채 쪽잠을 자곤 합니다. 하지만 사람이 많거나 시끄러운 장소에서는 잠을 자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고 짐이 많아서 도난이나 분실에 신경이 쓰여 편하게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인천국제공항의 캡슐호텔과 환승호텔이 답이 될 수 있습니다.

 인천국제공항에 는 지난 20171월에 처음으로 캡슐호텔이 들어왔습니다. 공상과학영화에 나올듯한 진짜 캡슐에 들어가서 잠을 자는 것은 아니고 일본에서 유행하고 있는 캡슐호텔의 컨셉으로 한 사람이 이용할 만 한, 비교적 작은 사이즈의 휴식공간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캡슐호텔을 유행시킨 일본 현지의 캡슐호텔들도 그렇듯이 비교적 작은 공간을 제공하기 때문에 면적대비 수용 가능한 인원이 많아 상대적으로 숙박 요금이 저렴합니다. 1터미널과 제2터미널 두 터미널 모두 캡슐호텔이 영업 중입니다. 1터미널의 경우 교통센터 1층의 CGV 영화관 근방에 위치해 있으므로 찾기에 어렵지 않습니다. 60개 객실을 갖추고 있습니다. 181월 오픈한 제2여객터미널에도 캡슐호텔이 있습니다. 2터미널의 캡슐호텔은 교통센터 지하1GS25 편의점 바로 옆에 위치해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60개 객실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용요금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낮 시간대인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는 옵션에 따라 3시간 기준 23100원부터 36000원의 가격으로 제공되고 오후 8시부터 익일 시까지의 야간에는 12시간 기준 옵션에 따라 55000원부터 75000원의 가격으로 숙박이 제공됩니다. 조금 더 이용하고 싶은 사람들은 한 시간에 4000원의 추가 이용료를 내고 이용할 수 있습니다. 현재로는 각종 호텔 예약 사이트에서 할인을 받아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은 없고 현장에서 결제 시 제휴카드 할인을 받을 수 있습니다. 현재는 국민카드와 우리카드가 제휴중이며 결제 시 당일 항공권을 제시하면 주간요금에 한해서 10%의 가격할인을 받을 수 있습니다. 각자의 비행 스케쥴에 맞춰 모두 다른 시간대에 이용하게 되므로, 열쇠가 없이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으로 편리하게 객실에 체크인, 체크아웃을 할 수 있고, 객실의 조명과 온도도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조절이 가능한 키리스(Key-less)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폰 유저들을 위한 어플은 아직 없고 안드로이드 전용 어플리케이션만 운영되고 있습니다. 아직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모습입니다. 아직 영업을 시작한지 제1터미널의 캡슐호텔은 16개월, 2터미널의 캡슐호텔은 4개월 밖에 되지 않아서 시설은 굉장히 깨끗합니다. 각각의 방에는 시몬스 침대와 헝가리 구스 베게를 비롯해서 세면대와 수건, 옷걸이, 헤어드라이어, 콘센트 등이 준비되어 있고 샤워실이 있는 방과 없는 방으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샤워실에는 샤워만 할 수 있고 변기는 없어서 모든 객실의 이용객들은 공용 화장실을 이용해야 합니다. 사실 공항은 굉장히 시끄러울 수밖에 없는 장소이기 때문에 객실 안에서도 소음 때문에 시끄러워서 편하게 휴식을 취하지 못할까봐 걱정이 될 수도 있는데 굉장히 수준 높은 방음 기술을 적용해서 조용한 도서관 수준의 40dB 이하로 소음을 차단한다고 합니다. 인테리어 적인 측면에서는 우리나라 전통의 '창호를 연상케 하는 원목과 흰색을 이용한 디자인을 채택해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제공항다운 상징성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다음으로 인천국제공항의 환승전용 호텔인 트랜짓 호텔이 운영 중입니다. 인천국제공항에서 환승을 하는 경우에 남는 시간을 머무는 용도의 호텔입니다. 환승 호텔 또한 제1터미널과 제2터미널 두 곳에 모두 운영 중입니다. 캡슐호텔이 미니멀한 공간을 지향했다면 환승호텔은 도시의 여느 숙박시설들과 비슷한 수준의 객실을 갖추고 있습니다. 입국심사를 거쳐 대한민국에 입국하게 되면 환승호텔은 이용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캡슐호텔과는 다르게 체크인과 체크아웃 시간이 따로 정해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금액이 시간 단위로 다르게 부과됩니다. 1터미널의 환승호텔은 면세구역 동편과 서편에 각각 96개의 객실을 운영 중입니다. 2터미널의 환승호텔은 면세지역 4252번 게이트 건너편에 위치해 있습니다. 50개의 객실을 운영 중입니다. 캡슐호텔보다는 확실히 넓은 공간에 침구를 비롯하여 스탠드와 탁자 겸 화장대, 냉장고가 있고 캡슐호텔에는 없는 화장실이 있습니다. 객실에 마련된 1회용품과 음료 등은 모두 유료입니다. 이용요금은 각 객실 수준 별로 상이합니다. 6시간 기준으로 65000원 부터 114950원까지의 기본요금 외에 인원이 추가되거나 시간이 추가될 때마다 추가요금이 발생합니다. 가격적인 측면에서는 딱히 매력이 있지는 않습니다. 인테리어 부분에서는 앞서 소개했던 캡슐호텔처럼 한국적인 요소가 가미된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도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반적인 숙박업소와 비슷한 수준의 인테리어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가격대 성능비의 관점으로 볼 때 환승호텔보다는 캡슐호텔이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환승호텔도 캡슐호텔처럼 한국적인 양식의 인테리어 요소를 약간 가미했더라면, 한 해에도 수천만 명의 여행객이 이용하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제공항에서 환승을 하는 외국인들에게 우리나라에 대한 좋은 인상을 심어주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인천국제공항의 두 호텔 모두 아직 운영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시스템 적인 측면이나 서비스 적인 부분에서 분명 아직 개선해 나가야 할 사항들이 많습니다. 연휴 기간이나 사람이 많이 몰리는 방학이나 휴가기간에는 남는 방이 없고 예약까지 가득 차는 정도의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가지고 성원을 보내는 만큼, 운영이나 서비스 측면에서 우리나라 사람들 뿐 아니라 이용하는 외국인들에게도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도록 계속해서 발전해 나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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